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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를 넘어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직결되는 건강 이슈입니다.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체중 감량이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는 효과적인 보조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도비만, 대사질환 동반 비만, 기존 방법으로 체중 감량이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약물 치료는 의학적으로도 권장됩니다. 2025년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비만치료 약물들은 작용기전과 성분에 따라 구분되며, 각기 다른 효과와 주의사항이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 가능한 대표적인 비만치료 약물들의 성분, 효과, 부작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안내합니다.
1. 식욕억제제 계열 약물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만 약물 중 하나는 식욕억제제 계열입니다. 이들은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식욕을 줄이는 방식으로 섭취 칼로리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집니다. 대표적인 약물은 펜터민(phentermine)과 로카세린(lorcaserin)입니다. 펜터민은 교감신경 자극을 통해 식욕을 줄이며, 주로 단기 처방에 사용됩니다. 단독 또는 복합제로 사용되며, 사용 기간은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로 제한됩니다. 로카세린은 5-HT2C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유도하며, 비교적 부작용이 적어 장기 사용이 가능한 약물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미국 FDA에서 암 발생 위험으로 인해 퇴출되면서, 현재는 국내에서도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식욕억제제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불면, 입마름, 불안, 의존성 등의 부작용이 있어 심혈관계 질환자, 정신질환 병력자에게는 사용을 피하거나 주의해야 합니다. 반드시 전문의 상담과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식욕억제제는 단기간 내 체중 감량이 필요한 경우 많이 활용되며, 특히 식욕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유효한 옵션입니다. 최근에는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복합제(Qsymia), 부프로피온/날트렉손 복합제(콘트라브) 등이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점진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콘트라브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를 조절하여 식욕을 줄이고, 음식에 대한 갈망을 감소시켜 심리적 의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단, 이 약물은 간질, 알코올 의존, 약물 남용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금기입니다. Qsymia는 식욕 억제와 함께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작용을 하며, 임상에서는 1년 기준 체중의 10% 이상 감량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으로는 손발 저림, 기억력 저하,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식욕억제제 계열은 단기 감량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장기 복용 시 내성 및 부작용 우려가 있어, 반드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최소 용량, 최소 기간으로 사용해야 안전합니다.
2. 지방 흡수 억제제 계열 약물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약물 유형은 지방 흡수 억제제, 대표적으로 오르리스타트(orlistat)가 있습니다. 이 약물은 장내 리파아제 효소를 억제하여 섭취한 지방의 약 30%가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도록 돕는 작용을 합니다. 복용은 보통 고지방 식사를 하는 식사 직후에 1알씩, 하루 3회로 구성되며, 식사 내 지방 섭취량이 적을 경우 복용을 생략하기도 합니다. 장점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정신적 부작용이 거의 없고, 고지혈증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방을 그대로 배출하기 때문에 부작용으로는 지방변, 잦은 배변, 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용성 비타민(A, D, E, K)의 흡수도 함께 억제되므로, 장기 복용 시에는 비타민 보충제를 병행해야 합니다. 오르리스타트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비처방으로도 구입 가능하지만, 과용하거나 고지방식과 병행할 경우 위장 불편이 심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용법을 정확히 지켜야 안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오르리스타트는 복부비만을 포함한 대사증후군 초기 환자에게 유용하며, 당뇨병 예방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BMI가 27 이상이고,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대사이상이 동반된 경우 사용이 권장됩니다. 지방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섭취한 열량 중 일부가 바로 배출되기 때문에, 칼로리 조절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고지방식을 병행하면 지방변이 심해질 수 있고, 외출 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지방 함량이 낮은 식단과의 병행이 중요합니다. 또한, 오르리스타트 장기 복용 시 장내 유익균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프로바이오틱스 등의 보완이 권장되며, 지용성 비타민 보충도 필수입니다. 일부 환자는 소화불량으로 인해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도 하며, 이를 방지하려면 복용 전 소량 식사를 통해 위를 보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미분화 지방흡수 억제제 개발도 진행 중이며, 위장 장애를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오르리스타트가 이 계열의 대표이며,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경미하고 장기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3. GLP-1 유사체 계열 주사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약물은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 기반 주사제입니다.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이 약물은 식욕 억제, 위 배출 지연, 인슐린 민감도 개선 등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며 비만 치료 목적으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삭센다(Saxenda), 위고비(Wegovy), 마운자로(Mounjaro) 등이 있으며, 대부분 주 1회 또는 매일 피하주사 형태로 투여합니다. 임상시험에서 평균 10~15%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가 보고되었고, 심혈관 위험도 감소, 지방간 개선, 혈당 안정화 등의 추가 이점도 확인되었습니다. GLP-1 계열 주사제의 부작용으로는 구역질, 복부 팽만, 두통, 변비, 설사 등이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는 췌장염, 담석, 신장 기능 저하 등 드문 이상반응이 보고된 바 있어, 기존 질환 여부를 반드시 체크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가격 부담이 있는 편이기 때문에 의료진 상담을 통해 비용 대비 기대 효과를 충분히 고려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약물은 최근까지도 장기적인 체중 유지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기존 식욕억제제에 실패한 환자들이나 고도비만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GLP-1 주사제는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대사 건강 전반을 회복시키는 효과로 인해 ‘비만 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기도 합니다. 특히 인슐린 분비 조절 기능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유익하며,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비만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약물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마운자로(Mounjaro)는 GLP-1뿐 아니라 GIP 수용체에도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로, 2024년 미국 FDA에서 승인되었으며, 한국에도 점차 도입 중입니다. 기존 약물보다 **더 높은 체중 감량률(최대 20% 이상)**을 보여주며, 식욕 억제와 인슐린 민감도 개선을 동시에 구현합니다. 이러한 주사제는 하루에 한 번 또는 주 1회 투약으로 구성되며, 초기에는 낮은 용량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량하는 방식으로 복용합니다. 대부분 자가 주사가 가능하며, 복부나 허벅지, 팔뚝 부위에 피하주사를 시행합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약물 중단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치료 후에도 꾸준한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합니다. GLP-1 유사체는 특히 기존 약물에 반응이 없던 고도비만 환자에게 1차 치료로 고려될 정도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비만치료 약물은 작용기전과 성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개인의 건강 상태, 병력, 생활 패턴에 맞춰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단순히 빠른 감량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약물 치료를 활용해야 합니다. 약물은 도구일 뿐, 식습관 개선과 운동, 스트레스 조절이 함께 병행될 때 비로소 건강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이 아닌, 삶의 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갖고 올바른 선택을 시작해 보세요.